촛불집회가 다시 과격해지는 조짐이 이는 가운데, 지식인들이 촛불집회 중단을 호소했다.
교수 1340명, 변호사 등 법조계 인사 226명, 의사 108명, 전·현직 교장 199명 등 총 1873명의 지식인들은 24일 서울 중구 뉴국제호텔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지금의 위기상황이 계속되면 사회공동체는 해체될 수 밖에 없다”며 거듭 촛불집회 중단을 촉구했다.
이날 기자회견에는 서경석 선진화국민회의 사무총장, 맹원재 전 건대총장, 구본태 서울여대 교수, 이재형 고려대 법대 교수, 천기홍 전 변협 회장, 고영주 전 서울남부지검장, 이헌 시민과함께하는변호사들 사무총장, 황성빈 세종대 분자생물학과 교수, 윤영오 국민대 정치외교학과 교수, 황수연 전 환일고교장 등이 자리를 함께했다.
이번 기자회견은 지난 10일 기독교사회책임과 대한예수교장로회통합 소속 목회자 9000여명의 촛불집회 중단 촉구 기자회견의 연장선상에 있는 것.
“정치적, 경제적, 외교적 위기를 타개해 나가야 할 시기에 장기간에 걸친 촛불집회로 우리 사회가 난국에 처했는데, 지식인들이 더 이상 촛불시위에 대해 침묵하는 것은 옳지 않다는 생각에서 지식인 서명을 준비했다”는 게 선진화국민회의측의 설명이다. 이에 따라 지난달 중순부터 촛불집회 반대 1인 시위를 벌여온 서경석 선진화국민회의 사무총장를 중심으로 촛불집회에 반대하는 각계 지식인들을 상대로 촛불집회 반대 서명 운동을 벌여왔다.
이들은 성명을 통해 “지금 우리나라는 석유, 곡물, 원자재값 상승 등으로 경제가 매우 어려워져 국가경제의 경쟁력 강화와 민생안정을 위해 온 국민이 힘을 모아야 할 상황”이라며 “더욱이 독도영유권 문제와 금강산 관광객 피격사건 등 대외적 현안과 맞물려 이념과 여야를 초월해 대동단결이 필요한 시점”이라고 강조했다.
지식인들은 “초기의 촛불집회는 광우병에 대한 국민의 우려를 대변하여 정부의 추가협상 및 미국에 최대한의 양보를 이끌어 냈고 대통령의 국정쇄신과 이명박 정부의 실정을 깨닫게 하는 등 중요한 기여를 했다”며 “그러나 근자에 와서 촛불집회는 과격폭력집회로 변질되면서 국민들에게 큰 우려를 안겨줬다”고 비판했다.
이어 이들은 “종교단체들의 합류로 시위의 폭력성이 시정된 것은 불행 중 다행스런 일”이라면서도 “하지만 이 역시 불법시위를 부추겨 재점화하려는 잘못된 행동을 정당화할 수 있다”고 심각한 우려를 표명했다.
지식인들은 “미국산 쇠고기 협상은 추가협상이 끝이 아니라 앞으로도 재협상을 �해 국제기준에 도달하게 만들어야 하는 것”이라며 “그렇게 되면 우려는 다 해소되고 지금의 추가협상 찬반논란도 일시적인 것으로 귀결되겠지만 그때까지 우리나라가 모두 일손을 놓고 거리의 정치에만 매달릴 순 없다”고 지적했다.
특히 이들은 민주주의의 수행, 완성하는 대변자로서 정치적 리더십을 발휘해야 하며, 국민들 또한 시민적 질서를 회복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지식인들은 “미처 해소되지 않은 우려들은 정부와 국회가 맡아서 하도록 해야 할 것”이라며 “특히 야당은 한때 국정을 담당했던 여당이었던 만큼 국제협약의 백지화가 얼마나 큰 국가적 손실을 알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포퓰리즘적 정치에 매달려 촛불집회에 얹히려고 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이들은 “이제 대의민주주의를 복원시켜 책임있고 현실적인 대안을 모색해야만 한다”며 “감성의 정치가 필요하지만 그것이 우리사회를 좌지우지하게 해선 안 된다. 국민의 양식과 이성, 합리적 토론이 선동과 감성, 포퓰리즘의 정치를 극복해야 할 것”이라고 호소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