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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민세 칼럼] 서울시 상수도 정책 전면 쇄신 필요

민세 만세 2020. 3. 6. 23:52

서울시 상수도 정책 전면 쇄신 필요

인천 등 여러 지자체에서 지난해 발생된 ‘붉은 수돗물’ 사태를 계기로 당국의 상수도관리 정책에 일대 전환이 모색될 것으로 기대했다. 그러나 서울시의 138㎞ 구간 배관 전면교체 발표를 필두로 각 지자체 또한 다시금 교체 위주의 상수도관리 정책으로 회귀하는 것 같아서 몹시 안타깝다.

서울시는 지난 해 발생된 붉은 수돗물 사태가 과연 배관이 낡아서 빚어졌다고 본다는 것인가. 서울시는 1984년부터 노후 상수도관 교체사업을 추진하여 서울시내 총 1만3571㎞ 가운데 1만3396㎞(98.7%)를 녹에 강한 신형 상수도관으로 교체했다. 더구나 서울시는 먹는 수돗물 브랜드 ‘아리수’ 홍보를 위해 매년 수십억원의 예산을 쓰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그럼에도 2016년 기준으로 수돗물을 바로 마시는 서울시민이 전국 평균인 5%에도 미치지 못했다는 것은 과연 무엇을 시사한다고 하겠는가.

똑같은 수돗물임에도 페트병에 담긴 아리수는 다들 선호하면서 정작 수도꼭지에서 나오는 아리수에 대해서는 많은 서울시민들이 외면하고 있는 이유를 서울시장이나 서울시 상수도 관계자들이 정말로 모르고 있다는 것인가.

아무리 배관을 새로 교체한다 해도 몇 년만 지나면 그때부터 배관 내에는 이물질과 물때가 쌓여가게 된다는 것을 다들 잘 알고 있으면서 왜 모른 체하고 있는지 매우 의아스럽다. 전국 및 전 세계의 모든 상수도관 내부에는 설치 연도에 따라 정도의 차이가 있을 뿐 해가 갈수록 자연스럽게 이물질과 물때는 생성되기 마련인 것이다. 그렇기에 각 지자체에서는 정기적인 수질검사를 통해서 수도꼭지에서 나오는 물이 최소한 음용수로 적합한지를 지속적으로 점검하고 필요할 경우에는 그에 따른 개선조치도 강구하고 있는 것이다.


그런 차원에서 서울시에서는 그나마 타 지자체와 달리 그동안 플러싱(물세척)도 5년 주기로 하고 관말(직렬배관 말단부)에 대해서는 물·공기세척도 병행해왔던 것이지 않겠는가.

그렇게 볼 때 실로 중요한 것은 정수장에서부터 집에 있는 수도꼭지까지의 전체 배관을 지자체 단위로 일시에 주기적으로 세척해주지 않는 한 아무리 그 엄청난 비용을 들여서 부분적으로 배관을 교체하거나 갱생을 한다 해도 녹물은 언제든지 서울을 포함해서 그 어느 지자체에서도 또 나올 수밖에 없다는 점이라 할 것이다.

이에 결론은 누구나 솔직히 인정하고 있는 배관 내 이물질과 물때를 어떤 방법으로 또한 얼마의 주기로 세척하는 것이 국민 건강 보전 차원에서 가장 바람직할지를 관계 당국자들은 서둘러 논의하고 조속히 법제화 조치를 강구하는 것이 가장 시급한 당면과제다.


[출처 : 세계일보, 2020-03-05, http://www.segye.com/newsView/20200305516861?OutUrl=nave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