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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민세 칼럼] 아파트 수도관 교체, 낭비 심하다 -> '질소세척' 정보는 '쎄니팡' 검색 요망

민세 만세 2017. 9. 16. 11:16

아파트 수도관 교체, 낭비 심하다


입력 : 2017.09.05 03:08


이민세 고양시아파트동대표협의회 상임대표·前 영남이공대 교수
이민세 고양시아파트동대표협의회 상임대표·前 영남이공대 교수
근래 각 자치단체가 '녹물'이 나오는 아파트 등에 대해 수도관 교체 비용의 일부를 지원하고 있다. 하지만 '녹물' 해소책으로 수도관 교체에 치중하는 것은 잘못된 일이다. 

우선 '녹물'이 왜 생기는지부터 정확히 알아야 한다. 대부분의 '녹물'은 실제 녹물, 즉 금속 부식으로 더러워진 물은 아니라는 것이 정설이다. 

수도관에는 산소 공급이 제한되므로 근본적으로 녹이 생기기 힘들다. 물에 녹아있는 여러 이온 간의 화학적 결합으로 이물질이 생기는데, 수도관이 열로 인해 팽창·수축을 반복하거나 충격이 가해질 때 그 이물질들이 녹물인 것처럼 나오는 것이다. 

지역난방공사가 의뢰한 '강관 내부 부식에 관한 연구 용역' 결과에서도 기대 수명이 공급관은 40년, 회수관은 50년으로 분석됐다고 한다. 그러니 '녹물'과 수도관의 노후는 큰 연관이 없다고 볼 수 있다.

따라서 멀쩡한 수도관 교체에 급급하지 말고, 비용이 덜 드는 대안을 모색하는 것이 바람직한 경우가 많다. 예를 들면 관의 내부를 세척해 수명을 늘리는 관갱생(更生) 공법 같은 것이다. 한국수자원공사도 수도권 광역상수도관에 이를 적용하고 있다. 

하지만 기존의 세척 방식들은 이런저런 한계 때문에 큰 만족을 주지 못해온 것도 사실이다. 그러나 근래 화제인 '질소 세척' 방식은 관심을 가져볼 만하다. 

수도관을 완전 교체하려면 비용이 엄청나고, 벽체를 허물기도 하며, 꽤 긴 시일 온수 공급이 중단되면서 주민이 겪는 고충도 상당하기 때문이다. 

일부 아파트 단지에서는 주민에게 상세한 상황을 알리지 않고 '이해'에 연연해 교체 공사를 강행하는 경우도 있다니 안타까운 노릇이다.

한편 아파트 시설물 보수 비용은 장기수선충당금의 적립 한도 내에서만 지출이 가능해 적립금이 부족한 단지는 수도관 교체 공사를 할 엄두도 내지 못하는 실정이다. 이 경우 지자체에서 교체가 아닌 세척에 대해서도 보조금을 지원한다면 많은 단지가 하루아침에 '녹물'에서 해방될 수 있을 것이다. 

일본은 매년 수도관을 세척하는 것을 관행처럼 여기고 있다고 한다. 

정부와 지자체들은 주민 편의를 높이고 자원 낭비도 막는 차원에서 녹물 해소책으로 수도관 교체에 집착하지 말고, 세척 방식에도 관심을 기울여야 옳다. 세척비의 일부도 교체 공사 때와 마찬가지 금액으로 지원해주기 바란다.

[출처 : 조선일보, http://news.chosun.com/site/data/html_dir/2017/09/04/2017090402757.html]