변화는 짧은 시간 내에도 가능하다.
상당한 어려움에 처해 있는 한 기업이 눈에 띄는 변화를 이루어내기 위해서는 과연 어느 정도의 시간이 필요할까요? 3년? 5년? 아니면 10년? 오늘은 ‘Lovemarks’에 소개된 세계적 광고 회사 사치&사치(Saatchi& Saatchi)의 CEO 케빈 로버츠의 이야기를 소개해 드리도록 하겠습니다.
세계적인 아이디어 제조공장으로 불리우는 광고 회사 사치&사치의 CEO인 케빈 로버츠, 그는 60년대 영국의 패션 아이콘인 메리 콴트의 브랜드 매니저로 경력을 시작하여 유럽과 중동 등지에서 질레트, P&G, 펩시 등 세계 유수 기업 글로벌 브랜드 매니저로 활약했습니다. 그러던 중 1997년, 당시 위기의 순간에 처해 있던 기업 사치&사치의 CEO직 제의를 받게 됩니다.
당시 사치&사치는 상당한 어려움에 처해 있었고, 사기는 끝간 데 없이 저하된 상황이었기에 그는 한참을 고민하지 않을 수 없었죠.
‘이것이 내가 정말 원하는 일일까?’
하지만 그는 사치&사치의 크리에이티브 디렉터 밥 이셔우드와 밥 실러 회장이, 팩스로 보내온 사치&사치의 ‘새로운 꿈’을 본 후, 곧 결단을 내리게 됩니다. 사치&사치를 감성과 위대한 아이디어의 힘에 대한 그의 신념을 시험할 수 있는 기회라고 본 것입니다
그가 CEO로 부임하자, 모두들 곧 그가 회사의 구조 조정에 돌입할 것이라고 생각했습니다. 당시는 경영 컨설팅이 막 발돋움했던 1997년도였는데, 컨설팅을 하는 사람들은 모든 ‘비즈니스’에 ‘썰어내고’, ‘잘라내라’는 처방을 하고 있었고, 케빈 로버츠 역시 인사, 마케팅, 재무 담당자를 믿을 수 있는 사람들로 교체하라는 조언을 많이 받았기 때문이지요. (게다가 당시 컨설턴트들은 회사에 긍정적 변화를 도입하기 위해서는 10년 정도는 족히 걸릴 것이라고 예상하고 있었습니다.)
하지만 그의 본능적 판단은 그런 통념을 거슬러 행동하라고 말하고 있었죠. 그는 결국 아무도 새로 영입하지 않기로 결정을 내립니다. 심지어 2년 동안 부서 이동조차 시키지 않았습니다.
그는 사람들이 문제가 아니라 경영의 방법이 문제라고 생각했습니다. 사람들을 고취시킬 수 있는 꿈과 함께, 적절한 과제를 제시하고 모두의 힘을 한데 모으면. 빠른 시일 내에 상황을 변화시킬 수 있다고 믿었던 것이지요.
‘감성적 측면’을 중시했던 그는 우선 사내에서, 감성적인 유대관계에 집중하기로 마음먹고, 사치&사치 직원들에게 이렇게 말했습니다.
“여기 우리의 꿈이 있습니다. 모두 힘을 모아 24개월 동안 회사를 업계 선두 주자로 키웁시다. 변화나, 영입이나 인사이동은 그런 다음에 얘기합시다. 나는 여러분들이 할 수 있다고 믿습니다. 우리는 함께 모든 일을 해낼 것입니다."
그리고 그들은 함께 사치&사치를 단순한 광고 대행사에서 아이디어 컴퍼니, 그것도 지상에서 최고로 멋있는 아이디어 컴퍼니로 전환시키는 작전에 들어갔습니다. 로버츠는 경영에서부터 소비자와의 관계에 이르기까지 ‘감성적인 공감’을 매우 중요시했고, 소비자와 감성적인 관계를 유지할 수 있는 상품과 경험을 만들어 내어, 그것들이 소비자들의 가슴 속에 ‘사랑과도 같은 깊은 자국’을 만들어 낼 수 있도록 해야 한다는 점을 항상 강조했습니다. 그의 그런 믿음으로부터 ‘러브 마크’라는 용어가 탄생되게 되었지요.
그는 ‘감성적 공감’의 중요성에 대해 이렇게 설명합니다.
“비즈니스의 심장을 고동치게 하는 것은 무엇인가? 사람들이다. 자신들의 욕구를 충족시키고, 자신들의 가치에 부합하는 제품과 서비스, 경험을 선택하는 전 세계 사람들의 욕망이다. 카운터 너머로 이루어지는 기계적인 거래를 진정한 감성적 유대감에서 우러나오는 따뜻함으로 대체하는 것이 중요하다. 그런 공감을 통해 이 브랜드, 저 브랜드를 오가던 소비자들이 진정 충성스러운 대변인이 되는 것을 나는 보아왔다.”
‘감성적 공감’이 미래에 핵심적인 역할을 할 것이라는 그의 신념은 사치&사치 직원들의 열정과 맞물려 강력한 힘을 낳게 됩니다
그들이 변화를 이루는 데는 컨설턴트가 예측했던 10년이 아니라 단 1년 밖에 걸리지 않았습니다.
다음 해 사치&사치는 칸 국제 광고제 상을 휩쓸었고, P&G, 도요타, 아디다스 등의 굵직굵직한 기업들의 광고들을 수주했습니다. 1998년 사치&사치는 5억 달러 상당의 신규 계약을 따낸 데 힘입어, 2620만 달러의 순이익을 기록했는데, 이것은 전년 대비 무려 세 배에 달하는 규모였지요.
긍정적인 변화를 도모하기 위해 반드시 기나긴 시간이 필요한 것만은 아닙니다. 사치&사치의 사례는 ‘할 수 있다는 믿음’과 ‘아이디어’, 사람들의 열정이 모이게 되면, 정말 순식간에 상황을 변화시킬 수 있다는 것을 보여주는 좋은 사례라고 할 수 있습니다.
이 사례를 통해 우리가 눈 여겨 봐야 할 또 하나의 사실은 ‘변화’를 이루어내는 근본적인 요소가 무엇인가 하는 것입니다. 사람들은 보통 변화를 위해서는 ‘구조조정’, ‘인원감축’, ‘숫자들을 통한 분석’ 등의 가시적 요소들이 꼭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하지만 정말 그럴까요?
상황을 변화시키기 위해 정말 중요한 것은 그런 형식적으로 눈에 보이는 요소들이 아니라 ‘감성적 공감’, ‘상상력’, ‘열정’ 그리고 무엇보다도 ‘할 수 있다는 믿음’ 등의 눈에 보이지 않는 요소들이 아닌가 하는 생각을 해봅니다.
자기 계발 작가 김보승 드림
* 참고 자료: ‘Lovemarks’, 케빈 로버츠 지음, 양준희 옮김, 이상민 감수, 서돌
[출처 : 휴넷]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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