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양시에 대한 2008 행정사무감사를 지켜본 소감을 한마디로 정리한다면 “이유 있는 행정에 대한 논리적 대응이 다소 부족하게 비춰진 감사”였다고 볼 수 있지 않을까 한다.
제출받은 자료와 전해듣는 수치는 있었지만 제시하는 자료나 들려주는 수치는 별로 없었던 것 같다. 이를 달리 말하자면 객관적 입증 자료의 사전 준비가 다소 부족하지 않았나 싶은 것이요, 주어진 자료의 범주에서 별로 벗어나지를 못한 측면도 있었지 않았나 하는 것이다.
말 그대로 행정 당국은 지역의 살림을 집행하는 역할을 한다. 이에 시민들은 시의회의원들을 시켜서 당국이 과연 살림살이를 잘 하고 있는가를 살펴보라는 것이 행정사무감사의 본뜻이지 않겠는가. 그렇다면 시의원들은 마땅히 사전 감사준비에 철저를 기해야 하고, 감사결과에 대해서도 정말로 떳떳하다고 말할 수 있어야 하지 않을까 싶다.
그러나 고양시 행정의 큰 테두리(정책)에 대한 점검 내지는 보완과 관련해서도 다소간 미흡함이 있었지 않았나 싶다. 예를 들자면 종합적인 도로교통망 확충 플랜이 고양시에는 어떻게 짜여져 있으며, 시기적으로나 내용면에서 보완이 되어야 할 부분은 없겠는가를 살피는 것도 그 한 예가 될 수 있을 것이다. 더구나 지금은 나라 경제가 매우 어려운 국면을 맞고 있다. 그렇게 볼 때 고양시의 사회적 취약계층에 대한 일자리 창출방안에 대해서도 매우 심도하게 다뤄졌어야 했지 않았을까 싶다.
물론 행정감사에서 정책질의가 차지하는 비중에는 불가피 한계가 있을 수밖에 없다는 점을 모르는 것은 아니다. 하지만 아무리 그렇다 하더라도 시의원이 질의하는 내용이 일반 시민들의 민원성 문제제기와 비슷한 수준에 머문다면 이는 분명 개선 내지는 분발의 여지가 있다고 봐도 과언이 아니지 않겠는가.
좀 더 구체적으로 아쉬웠던 점을 토로하자면, 고양시의 행정과 여타 지자체에 대한 해당 자료를 비교분석하는 모습도 그다지 많이 볼 수가 없었다는 점이다. 분명 많은 부문에 있어서 비교분석이 가능할 것인데도 어떠한 고충이 따르기에 그와 같이 행함에 지장이 초래됐는지 모를 일이다. 진정 시민을 대리하여 감사에 임하는 시의원이라면 주어진 사명감을 냉철히 인식하고 보다 폭넓은 관점에서 보다 깊이 있는 내용으로 질의도 하고 대안도 제시해줄 수 있어야 하지 않겠는가 싶기에 하는 말이다.
물론 필자로서도 시의원들 중 어느 한 사람도 예외 됨이 없이 성실한 자세로 최선을 다해 시정질의를 하고 있는 모습을 목격한 바 있다. 시의원들이 이렇게나 수고를 많이 하고 있음을 새삼 일깨우는 계기가 되기도 했다. 하지만 정작 중요한 것은 시의원들 저마다가 최선을 다했다는 것만으로 과연 우리 시민들이 얼마나 높은 펑점을 줄 수 있겠는가 하는 점이다.
한편 부수적으로 과연 우리 시민들은 시의원들에 대해서 얼마만큼이나 대표성을 부여하고 있으며 주어진 역할 수행에 힘을 실어주고 있는가에도 관심을 갖게 됐다. 그래서 서둘러 시민과 시의원이 어떻게 교감을 하고 있는가를 살피기 위해 시의원들의 홈페이지를 열람해보고자 했다. 하지만 뜻밖의 실망스러움에 젖어들기까지에는 오랜 시간이 걸리지 않았다. 공개적으로 커뮤니케이션이 이루어질 수 있는 수단을 갖추고 있는 시의원도 소수에 불과했으며, 그나마 갖춰져 있는 게시판에도 시민 분들의 글은 별반 보이지 않았다. 이는 무엇을 말해주는 것일까? 굳이 잘잘못을 가리자면 시의원을 탓해야 할까 아니면 시민들을 탓해야 할까. 이도 저도 아니면 양측 모두의 무관심을 탓하는 것이 옳겠는가.
그런 점에서 필자는 관계 당국에 다음과 같은 제안을 하고자 한다.
지방자치의 참뜻은 누가 뭐래도 중앙집권에서 벗어났다는 의미성보다는 각 지역의 주민들이 자기 지역의 발전에 함께 참여할 수 있도록 문호를 개방한 것으로 보는 것이 더욱 타당할 것이다. 그렇게 볼 때 행정의 투명성 제고는 가장 우선해야할 과제임에 틀림이 없는 것이다. 그래서 제안하기를 고양시 인터넷 방송국 개국에 맞춰 시의회의 정례회의 및 행정감사 진행상황도 항상 그 즉시로 생방송을 해주기를 당부하고자 한다.
지금도 시의회의 속기록이 공개되고 있음을 감안하자면 이의 시행은 관계자들의 의지만 있다면 충분히 가능하고도 남음이 있을 것으로 믿어진다. 끝으로 향후에도 고양시 행정사무감사에 있어 감사자와 피감자는 모두가 모쪼록 고양시민들 모두에게 떳떳한 모습으로 비춰질 수 있게 되기를 간절히 바라고자 한다.
이민세 / 뉴라이트경기연합 공동대표, 고양희망나누기운동본부 상임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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