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일보, 2008. 6. 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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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민세 / 선진국민연대 경기북부 상임대표 |
온 나라가 야단법석이다. 서울 도심이 연일 수만 군중으로 넘쳐나고 있다. 집회가 시작된 지 벌써 한 달이 지났다. 영국 등지의 해외 교포들까지 나서 촛불을 밝히고 있다.
대부분 나라를 걱정하는 마음이겠으나 집회 도중에 불거진 일부 난투극 상황에는 걱정이 앞선다. 밤 시간에 청와대로 몰려가서 도대체 뭘 어쩌겠다는 건지…. 이것이 ‘모든 권력은 국민으로부터 나온다’는 헌법 제1조 정신의 실천적 발로란 말인가. 공권력을 무력화시키려는 그들의 진정성에 의문을 느끼게 한다. 나라 꼴이 만신창이가 되도록 언제까지 역할을 방기할 건지 정부와 정치권이 심히 원망스럽다.
지금 우리는 국제적으로 심각한 위기에 처해 있다. 곡물을 비롯한 각종 원자재 값과 국제유가 폭등이 우리 경제의 발목을 잡고 있다. 기업투자가 생각만큼 늘지 않아 고용 규모도 크게 개선되기 어려운 처지다. 물가마저 턱없이 올라 서민의 주름살이 날로 깊어지고 있다. 이런 처지에서 온 나라가 소고기 늪에서 계속 허우적거려야 한단 말인가.
이젠 수습국면으로 방향을 틀어야 한다. 늦은 감이 없지 않으나 청와대도 국민의 뜻에 부응하고자 해결책 모색에 나서고 있지 않은가. 촛불을 밝혀 잘못된 국정운영을 지적해주는 것은 바람직한 일이겠으나 정도가 지나쳐 자칫 나라 경제까지 불 타는 일이 벌어져서는 안 되겠기에 하는 말이다.
지금 우리에게 필요한 것은 나라 안팎의 환경변화에 어떻게 슬기롭게 대처할 것이냐 하는 것이다. 우선 미국산 소고기 수입에 따른 우리 축산농가의 피해구제 방안이 제대로 마련돼야 하겠고, 총체적 경제위기를 극복하는 특단의 방안도 나와야 할 것이다.
하지만 이 대목에서 우리가 간과해선 안 될 것이 있다. 난국 극복의 모든 책임을 청와대와 정부에만 떠넘기는 것이 과연 온당하냐는 것이다. 지금 같은 위기 상황에선 여야가 따로 있을 수 없다. 지역·계층·이념 간 대립을 떠나 모두 함께 힘을 모아야 한다. 그래도 힘이 부칠 노릇이다. 서로 헐뜯고 싸울 여력이 우리에게 없다.
그런 점에서 나는 ‘공동체정신 실천운동’에 우리 모두 동참할 것을 권하고 싶다. 이는 우리 경제의 메커니즘이 하루빨리 정상 궤도에 진입하는 데 큰 도움이 될 것이다. 그러므로 지금 정부의 역할이 참으로 중요하다. 정부는 서둘러 민심을 수습하고 민생의 안정을 도모할 대책을 내놓기 바란다. 정치권에 대해서도 주어진 소임에 보다 충실할 것을 당부한다. 국회는 민심의 분열을 ‘조정’하는 곳이지 ‘조장’하는 곳이 아니다.
각 지역의 시민단체도 뜻을 모아 불우한 이웃에 따뜻한 관심을 가졌으면 한다. 어려울수록 나눔의 미덕이 더욱 절실한 법이다. 실례로 경기도 고양에선 ‘고양희망나누기운동’이 활발히 전개되고 있다.
여기에는 지역 시민단체의 주도 아래 자영업자와 은행·교회, 지역 정치인, 관련 기관들이 참여한다. 고양지역에서 시작된 작은 불씨가 전국으로 번져 우리 사회를 따뜻한 온정으로 데웠으면 하는 바람이다. 이런 따뜻한 마음이 모아질 때 지금의 위기를 극복하는 더 큰 힘이 생길 것이라 믿는다.
이민세 / 선진국민연대 경기북부 상임대표, 고양희망나누기운동본부 상임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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