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민세 칼럼] 정당정치 훼손하는 야권연대 * 구국일념~!!
정당정치 훼손하는 야권연대
[세계일보, 2010-09-17]
‘반한나라당, 비민주당’ 성향의 시민사회단체들이 선차적으로 결집하여 내년 4월까지 야4당을 아우르는 진보 대통합 정당을 탄생시키기로 했다고 한다. 6·2 지방선거에서 ‘야권 연대’ 내지 ‘야권 후보 단일화’로 얻어낸 성과를 밑거름 삼아 이참에 아예 제3지대에서 ‘야 4당 단일화’를 성사시키고자 하는 취지인 듯하다.
필자는 이와 같은 움직임을 지켜보면서 문제의 심각성이 작지 않아 한마디 언급하고자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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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민세 / 영남이공대학 경영계열 교수, 뉴라이트경기연합 상임대표 |
우선 이들 시민사회단체에 ‘시민운동의 순수성’에 대해서 어떻게 생각하는지 묻고 싶다. 정당은 정치적 견해를 같이하는 사람들이 모인 결사체다. 그러기에 요건만 갖추면 누구라도 정당을 결성할 수가 있다.
그런즉 야 4당도 당연 이렇듯 차별적 성향을 근간으로 결성됐다고 볼 것이다. 그럴진대 시민사회단체들이 자신들도 통합정당에 합류할 의도가 있으면서 야 4당의 통합을 앞장서 부추긴다는 것이 과연 도덕성에 부합된다고 할 수 있겠는가. 시민운동은 순수해야 한다. 시민사회단체가 정치권을 상대로 자신들의 주장을 피력하는 것이야 당연한 이치이겠으나, 정당 활동에 깊숙이 개입하는 것은 결단코 올바른 처사라 할 수 없다.
야 4당에 대해서는 ‘정당의 정체성’에 대해 어떠한 인식을 하고 있는지를 묻고자 한다. 지금의 정당들은 모두가 서로 정치적 견해를 달리하기에 각기 별도의 정당을 만들었을 것이다. 그럼에도 선거를 앞두고는 연대며 단일화를 운운하면서 나눠먹기식 행태를 보이는 것이 과연 국민 앞에 부끄럼 없는 노릇이랄 수 있겠느냐는 것이다. 하물며 이제는 아예 야 4당의 일부 인사들이 시민사회단체들의 움직임에 부화뇌동해서 ‘복지연대’라는 미명으로 통합에 공조하고자 한다니, 진정 그 어떤 긍정의 힘으로 저들의 마음을 헤아려줘야 할지 도무지 모르겠다.
한편 최근 정동영 민주당 상임고문이 한 일간지와 인터뷰한 내용을 살펴보면 문제의 심각성은 더욱 두드러진다.
미래 구상에 대한 대목은 이렇다. “이제 지역동맹은 더 이상 유효하지도 옳지도 않다. 민주당 단독으로 집권하는 것도 현실성이 떨어진다. 현실적으로 민주진보공동정부, 민주진보연합정부 구성 추진이 맞다. 전당대회가 끝난 직후에 당내에 상설 추진기구를 만들고 야 4당 및 시민사회와 함께 상설 협의기구를 만들어서 19대 총선부터 돌파해야 한다.” 과거를 회상한 대목은 다음과 같다. “솔직히 고백하면 열린우리당을 만들 때 정강정책에 관심이 없었다. 민주당 만들어질 때도 당헌에 대해서 무슨 토론을 했다는 얘기는 못 들어봤다. 이제 민주당이 정권을 잡아야 하는데 분명한 노선을 못박자는 거고, 그 노선을 바탕으로 야권이 복지동맹을 하자는 거다.”
100년을 기약한다던 열린우리당의 실체가 사실은 이러했다는 것이다. 더구나 이제는 차기를 도모하기 위해 ‘민주진보공동정부’ ‘민주진보연합정부’도 적극 모색할 필요가 크다는 주장인 것이다.
아뿔사! 이러한 모습들이 우리 정당정치의 현주소라고 하니 참으로 참담한 마음 가눌 길이 없다.
진보 성향의 시민사회단체와 야 4당 그리고 정동영 상임고문 모두에게 묻고 싶다. 정당정치의 참된 의미가 무엇인지 아는가를…. 또한 정책이라는 것이 무엇이며, 국민주권이 어떻게 보장돼야 마땅한 것인지 진정 알고 있는지를….
필요에 따라 정당을 만들고, 필요에 따라 연대하고, 필요에 따라 해산도 통합도 마다하지 않겠다는 것은 곧 국민을 자신들의 들러리요 선거몰이 대상 정도로 여기겠다는 것과 무엇이 다른가. 관련 당사자들은 부디 자중자애하고 심기일전하기를 엄숙히 당부하고자 한다.
이민세 / 영남이공대학 경영계열 교수, 뉴라이트경기연합 상임대표